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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시간: 114 분
감독: 김유진
[시놉시스] [중국어 영화평론] [한국어 영화평론] 글:우경구 일짜:2003년 6월 2일 시작하고 나서 5분 안에 이 영화는 무엇으로 승부를 걸 것인지를 알려준다. 수사반장의 생일파티에서 각종 수갑 이야기를 하면서 이 영화는 바로 형사들의 삶 자체를 밀착 취재할 것이라고 예고한다. 그 동안의 형사물이 액션이나 음모 혹은 버디의 관계에 치중했던 것으로부터 벗어났기 때문에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이 전략은 결국 성공한다. (이 영화는 정진영과 양동근이 짝을 이루는 형사로 나오지만 전형적인 버디영화에서는 한참 벗어나 있다.) 스위스제 수갑이 좋은지, 독일제 수갑이 좋은지 관객은 모르지만 최초 5분간 관객들은 수갑이 무거우면 수갑을 가지고 다니는 형사들도 거추장스럽게 생각하는구나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이런식의 디테일한 부분들은 여러 곳에서 발견되는데 분명 많은 형사들과 직접 부딪쳐서 얻어낸 정보들로서 생생하게 살아있다. 4인조 범인들 중에서 최초로 잡힌 녀석을 옆에 두고 형사들이 궁상맞게 식사하는 장면에서도 리얼리티는 살아있다. 이 영화에서 액션이나 조폭들은 그냥 볼거리나 웃음거리를 주어서 영화가 너무 늘어지지 않게 하는 소재들에 불과하다. 형사들의 삶에 포커스를 맞출 때에는 세밀한 부분에서까지의 리얼리티를 두는 것에 비해서 한채영과의 로맨스나 조직폭력배들의 희화화된 행동들은 상당히 리얼리티를 떨어뜨린다. 이는 영화의 전반적인 일관성 즉 리얼리티 추구의 일관성을 해치게 되지만, 동시에 관객들에게 중간 중간 쉬어갈 수 있게 해 준다. 주인공들의 애환만으로 가득찬 나머지 흥행에 참패한 영화들을 목격한 감독에게 이 정도의 상업적인 의도는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여겨졌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의 액션신이 약한 것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상당히 잘 만들어진 액션신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너무도 쉽게 용의자들(혹 전과자들)에 대한 폭력이 정당화된다는 것이다. 그런 폭력이 관객들에게 호응을 얻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들이 자신은 그런 처지에 처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고, 둘째는 우리가 이 험난한 시대에서 강인한 형사들에게 보호받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다. SARS에 위협받고, 테러에 위협받고, 교통사고에 위협받는 우리들은 밤거리에서마저 퍽치기꾼들에게 위협받고 싶지 않은 것이다. 바로 그 두려움이 이 영화 와일드카드를 성공하게 만들었다. 경찰청은 정말 이 영화 제작진들에게 상을 줘야 한다. 다음에 경찰 봉급 인상안이라든지 인원 확충안이 제기된다면 이 영화의 관객들은 두말없이 동의할 테니까... 기존의 버디 형사물이나 다이하드 형사물에 질린 모든 영화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형사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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